슈펙스비앤피, 위법적 의결권 확보 의혹?…소액주주 갈등 격화

임시주총 하루 앞 둬…무상증자 등 안건 두고 대립[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슈펙스비앤피가 오는 9일 임시주주총회에 앞서 다양한 편법과 위법을 동원해 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사측과 소액주주들 간 대립 양상이 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회사는 앞서 지난달 ▲정관변경 ▲이사선임 ▲이사해임 ▲10대 1 무상감자 등을 9일 열리는 임시주총의 안건으로 올렸다. 그러나 소액주주연대가 여기에 반대하고 표대결을 선언하자 이를 막기 위해 무리한 의결권 확보에 나섰다는 주장이 나온다.8일 슈펙스비앤피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주주들을 상대로 다양한 위법적 방식을 통해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권 위임 권유 과정에서 주총 안건내용이 공란인 위임장을 받아간 사례, 위임장 철회를 요구하는 주주의견을 거부한 사례 등 불법적 성격의 의결권 수거행위도 서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기자가 슈펙스비앤피의 한 주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에는 슈펙스비앤피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주주를 상대로 "찬반표시와 신분증 사본을 문자로 전송해주면 의결권 위임을 도와주겠다" 등의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는 사측 수거업체 직원이 위임장을 대필하려는 정황이라고 설명했다.소액주주연대는 사측이 임시주총을 개최를 공지한 뒤 의결권 수거업체를 고용하고 주주들을 만나 '실질심사 대응팀'이라는 팀명이 적힌 명함을 주며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문제는 슈펙스비앤피가 공시한 참고서류에는 의결권 대리행사자로 회사 직원 12명의 이름만 적혀 있을 뿐 용역업체를 고용했다는 내용은 공시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해당 위탁 비용의 출처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경영권 분쟁에 정통한 정병원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변호사는 "회사의 비용으로 의결권 수거업체를 고용해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한 의결권 수거 행위를 할 경우 그 자체로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소액주주연대는 슈펙스비앤피가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매매정지가 된 상황에서 감자를 임시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의도를 막고 경영정상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정우영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임시주총을 통해 무상감자 안건이 통과될 경우 기존 주주가치는 크게 훼손될 것"이라며 "이외 사측이 상정한 이사 선임과 정관변경 안건도 경영진의 입맛대로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이와 관련해 슈펙스비앤피도 반박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무상감자의 경우 한국거래소의 개선기간 단축과 거래재개 시 주가하락 방지란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기회"라며 "현재 주권이 거래정지 중으로 감자 이후에도 즉각적인 주식거래가 불가한 상황이기 때문에 감자로 인한 투매현상이 있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이어 "상장실질심사를 통과하고 거래재개 결정을 받기 위해서는 회사 전반의 개선 사항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임시주총 안건은 거래소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서의 이행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슈펙스비앤피는 지난해 9월 윤강혁 대표이사 등 경영진 3명이 회사자금 4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공소제기된 사실이 확인돼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했으나 심의가 종결되지 못해 추후 심의를 속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류은혁기자 ehryu@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재밌는 아이뉴스TV 영상보기 ▶아이뉴스24 바로가기[ⓒ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